좋아하는 시 소개해봅니다. 이런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이해하고 인연이 아닌 사람은 내 힘으로 어쩔 수 없음을 알고 보내주면 좋겠습니다.
방문객 / 정현종 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시인 정현종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정현종님은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고 첫 시집 <사물의 꿈> 이후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뛰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등 많은 시선집과 문학 선집, 라블로 네루다의 번역서등을 발표하셨습니다.
서울신문 중앙일보 기자로도 활동하였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역임을 하였습니다. 한국문학 작가상 /이산 문학상 /현대문학상 /파블로 네루다 메달 /만해문예대상 /은관문화훈장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오늘 소개한 '방문객' 시 역시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중 하나로 꼽힙니다.
방문객 시를 접하며
누군가를, 특히 내 삶에 의미있는 누군가를 만날 때면 이 시를 떠올립니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가 내 삶에 걸어들어오고, 저 역시 그의 삶에 걸어들어가고.. 단순히 서로 대화를 하고 공감을 하고 이해를 하고.. 그런 차원이 아니더라고요. 그의 과거의 삶을 알게 되고, 현재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고, 또 그와 그의 미래를, 더불어 나의 미래를 함께 하게 되면서 굉장하다 느끼지만 때론 버겁고 때론 피하고 싶고 때론 많이 아파지더라고요.
정말 한 사람이 온다는 건 이처럼 실로 어마어마한 일인 것 같아요. 상처도 받고 속상해질 때도 있지만, 엄청난 인연이기에 결국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만약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 내가 그의 삶속으로 들어간다면, 그가 내 삶으로 들어온다면,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온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우주적인 일임을 알거니와... 아니 저절로 느껴지겠죠. 그리고 그 후에는 진정으로 알게된다면 필경 환대를 하게 될 것이에요. 그런 바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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