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앨범 리뷰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음악앨범의 진행을 맡은 새로운 DJ 유열입니다."
풋풋한 로맨스 영화 '유열의 음악 앨범' 보셨어요?
새벽 종소리처럼 아련한 사람이 있다. 가까이 있어도 자꾸 멀어질 것같은 사람이 있다. 영화 속 두 주인공처럼.
어느 날 싱그러운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아니 포스터속의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맑은 표정의 선남선녀들. '임금님의 사건 수첩'부터 눈에 들어왔던 배우 정해인이닷. '밥 잘 사 주는 예쁜 누나'의 정해인이닷! 도깨비에서 모든 귀여움과 개구쟁이스러움을 얼굴에 묻힌 김고은이닷. 둘이 이렇게 잘 어울렸나? 오오랏.
포스터를 보고 그렇게 영화를 찾아보았다. 처음에는 무슨 영화 제목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걍 가져다 썼지?라고 느꼈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해가 되었다. 기적이 시작되는 순간이니.
난 처음에 이 영화를 <와니와 준하>와 비슷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보았다. 말도 안되는 내 맘대로의 기대감이지만. <와니와 준하>를 좋아해서 혼자 상상하고 그렇게 보기 시작했다.
예전에 예쁜 엽서전이란 것이 있었다. 아는 사람?? ㅋ 예쁜 엽서전은 지금처럼 사연을 휴대폰으로 뚝딱 전송하기 전에 라디오에 엽서로 사연을 보내는 정말 고지식하지만 기발한 방법이었다. 영화는 내 어릴 적 아니 젊은 날 그때가 생각나게 한다. 뭔가 아날로그적이다. 천리안도 그렇고.
솔직히 우연과 개연이 너무 치고 들어와서 몰입이 안 되긴 하지만-두부사러 빵 가게 들어오는 첫 장면부터. 물론 빵집엔 두부도 두유도 없다(있었으면 화날 뻔)- 배우의 연기와 비주얼, 그리고 추억의 음악들이 열일했다. 중간중간 좁은 골목길하며 초록초록 담쟁이넝쿨, 크리스마스트리가 예뻐서 나도 모르게 기분이 스멀스멀 좋아진다.
한 마디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 시간을 맡긴 채 볼 수 있는 예쁜 영화다. 신파라면 신파고 로맨스라면 로맨스다. 나는 모든 영화가 너무 쿨하고 너무 플롯이 기막히게 좋고.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음식의 맛이 다양하듯 영화의 맛도 다양한 거니까.
영화는 예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파스타가 생각나는 기대감으로 시작하지만 작은방 한 칸 조그만 밥상에 싱거운 된장찌개를 먹고 나온 느낌으로 끝난다. 다행인 것은 반찬이 달달하고 상큼한 게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또 볼 이유를 갖는다.
줄거리는 뭐. 줄거리보다는 현우(정해인 분) 보는 게 좋고, 미수(김고은 분) 보는 게 좋다. 라디오 DJ가 바뀌었다는 것조차 작은 기적인 현우에게 미수는 착하고 고운 파트너. 극 중 사회생활을 시작한 미수가 자신이 지금 너무 후져서 (현우를) 못 만난 게 다행이라는 말을 할 때 참 마음이 아팠다. 젊을 적 날 보는 것 같았거든.
미수를 안아주고 싶었다. 또 한 푼 두 푼 모아서 미수가 살았던 집을 계약한 현우가 너무 기특하고 멋있었다. 사랑이란 저런 걸까? 생각해 보았던 장면들. 어쩌면 그땐 마요네즈에 샐러리 찍어먹는 게 고급진 그런 때였어. 지금은 레몬즙에 각종 허브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로 소스를 만들어도 그냥 그런데 말야.(너무 간 걸까?ㅋ)
둘의 사랑 표현이 빙빙 돌지 않아서 좋다. 만남이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그랬었지만 만나는 순간만큼은 직진이어서 좋다. 잘생기고 우직한 현우라서, 똘망하고 마음 깊은 미수라서 좋다.
다시 한번 이 영화를 보겠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당연히 예스. 영화는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보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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