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피천득 님의 수필집 '인연'을 읽고 싶었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수필가 하면 바로 피천득 선생님이죠. 저 역시 중학교 때 교과서에 실린 그의 글을 보고 그 후로 가장 좋아하는 수필가가 되어버렸죠. 얼마 전 영화 리뷰를 하다가 만남에 대한 글을 썼는데 그때 떠오르는 문장이 '인연'에 실린 글이었어요. 오늘은 얼마 전 다시 구매한 책 리뷰해볼게요.
피천득 '인연' 을 읽으며
살아가면서 수 백, 아니 수 천권의 책을 만나고 매일매일 문장을 접하고 매일매일 상념과 사념에 사로잡힙니다. 그런 가운데에도 가슴속에 영롱한 글들이 반짝이는 그런 문장들이 있는데요, 저에게는 그 주인공이 수필가 피천득 님과 법정 스님의 글들이었습니다.
맑고 향기롭게라는 글귀만 들어도 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법정스님의 글들이 30대 이후로 제 마음을 울렸다면 그 보다 훨씬 전에 저는 피천득님의 글로 삶의 한 면을 키워나갔던 것 같아요.
요즘이야 인터넷의 많은 정보로 책의 글들이 그렇게 귀하겠냐만은 제 어린시절, 대학 다니는 순간에도 책은 정보의 보고이고 바다였죠.
대학 시절 방학만 되면 도서관에 처박혀 수많은 책을 읽었던 순간들이 행복하고 귀한 시간이었음을 이제는 좀 알 것 같고 그리워도 집니다.
사춘기가 모락 모락할 즈음 피천득 님의 <인연>을 읽고, 다시 만난다는 것은 무엇인지 한동안 깊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누굴 좋아한 것도 아닌데(아 tv속 가수님들 좋아했어요)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스토리보다는 맑고 청아한 문체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요즘 저도 블로그다 뭐다 매일 같이 글 같지 않은 글을 쏟아내고, 언젠가부턴 카톡으로 브런치의 글들을 반 강제적으로 받고 있는데, 가끔씩 글도 공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 가운데에 씁쓸하지만 저의 블로그 포스팅도 포함되어 있고요.
하지만 나름 뭐라도 하려고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지라 멈출 수는 없는데 그 가운데 한 두 번의 포스팅은 제 글이 좀 글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맑고 청아롭지는 못해도 적어도 공해 수준에서는 탈피하고 싶어요.
그럴 때 저의 위로가 되고 본받이가 되는 책이 바로 이 피천득 님의 '인연'이란 수필집입니다.
글은 결국 그 사람의 생각에 의해 나오는데, 어떻게 하면 저렇게 단순하지만 깊은 성찰을 하고 또 그 성찰을 그리도 쉽고 아름답게 풀어내는지 그저 책을 읽을 때에는 감탄만 하게 됩니다. 정말 반의 반의 반만이라도 닮고 싶습니다.
수필가 피천득님은?
피천득 님의 호는 금아이고 1910년도에 출생하셨어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광복 이후 서울대 교수 등을 역임하셨답니다. 나무 위키에 기재된 내용을 살펴보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얼마 전 제가 포스팅한 시 '가지 않은 길'의 저자 로버트 프로스트와도 지인이어서 이 시를 피천득 선생님이 번역하셨다고 해요.
또한 '방망이 깎던 노인'의 저자 윤오영 님과도 또한 도산 안창호 선생님과도 지인이시고요.. 그의 호는 춘원 이광수 님이 지어주셨다고 하는데 '거문고를 타고 노는 때 묻지 않은 아이'라는 뜻이랍니다. 말년에는 작품활동을 안 하셨는데 그 이유가 예전에 썼던 글보다 좋은 글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답니다. 멈출 줄 아는 지혜를 알고 계신 분. 물론 독자에게는 아쉽지만요.
그의 이력을 보면서 딸내미 바보인 것도 알았고 그 따님이 후에 물리학 박사가 되어 미국 보스턴 대 교수가 된 것을 알게 되었는데 생전에 마리 퀴리와 아인슈타인을 멘토로 삼을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저를 많이 생각하게 하였는데 저 역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과연 내 아이들에게 누구를 멘토로 삼을 것을 권했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과연 저의 멘토는 누구였을까라는 생각도요.
성장하면서 멘토를 만난다는 것은 정말 멋지고 중요한 일입니다. 살아있는 인물일 수도 있고 책으로만 볼 수 있는 스승일 수도 있어서요. 지금의 저에게는 법정 스님과 헬렌 니어링, 그리고 요즘 사업가로 부호가 되신 김승호 회장님이 떠오르네요. 그런데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제 가슴속에 본보기로 삼을 만한 멘토는 못 찾았던 것 같아요. 훌륭한 부모 밑에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수필 <인연>에 실린, 제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던 구절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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