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공부에 열을 올리던 고3 때 제가 다니는 독서실 칸막이 구석에는 한 편의 시가 적혀있었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라는 푸시킨의 시 첫 문장이었죠. 저는 아무 뜻 모를 그 시에 이끌려 힘든 순간에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아야겠군 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오늘 깊어가는 초여름밤 문득 이 시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알렉산드르 푸시킨 Aleksandr Sergeevich Pushkin
러시아의 유명한 작가 푸시킨(1799~1873), 러시아 시의 시조이며 근대 러시아 문어를 확립했다고도 알려진 이 대문호는 안타깝게도 38세의 이른 나이에 러시아로 망명한 프랑스군 장교 조르주 단테스와의 결투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에 관한 여러 설이 있다고 하는데요.. 천재는 일찍 하늘로 간다던데 푸시킨도 하늘이 사랑했나 봅니다.
시대의 대작가는 일찍 숨을 거두었지만 그의 젊은 날의 소설과 시들은 아직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네요. 그는 러시아 문학뿐 아니라 러시아어 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의 특색은 시어의 음과 의미의 완전한 결합이라고 합니다. 그의 풍부한 감성이 녹아진 작품으로 러시아 문학은 푸시킨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하는데 그의 러시아 문학에 대한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푸시킨의 소설 <대위의 딸>을 너무 어렸을 때 읽어서인지 저에게는 어렵기만 한 작가이지만 그의 시 한 편은 오롯이 남아 문득 문득 제 가슴에 울림을 주는데요, 모든 것은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그리운 것이 된다는 마지막 구절이 더 다가오네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시 전문 올려봅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말라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심장은 미래에 살고 있다.
현재는 우울한 것,
모든 것은 순간에
모든 것은 지나가 버리나
지나가 버린 것은 그리운 것이 되리라.
_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전문 / 알렉산드르 푸시킨 / 필독 한국 세계 대표 명시_ 진문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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