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일러스트가 무엇인지, 일러스트가 이토록 사랑스러운 것인지 처음 알려준 사람이 아마 장 자크 상페가 아닐까. 며칠 전 그의 별세 소식을 듣고 갑자기 든든한 누군가가 하늘로 떠난 느낌을 받았다.
장자크 상페와 그의 그림, 책들
꼬마 니콜라
아마도 내가 장 자크 상페를 알게 된 책은 바로 이 꼬마 니콜라가 아닌가 싶다. 꼬마 니콜라와 그의 친구들이 너무 귀여워서 이 책을 여러 번 보았던 기억이 있다. 내가 블로그를 처음 좋게 본 것도 바로 장 자크 상페 덕분이다. 그의 그림이 너무 좋아서 네이버에 검색했을 때 장 자크 상페의 그림만 올렸던 블로거가 있었다. 그 포스팅들을 매일 들어가서 본 기억.
꼬마 니콜라는 르네 고시니의 글과 상페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프랑스 삽화가였지만 그리 유명하지 않다가 르네고시니를 만나고 그의 글에 삽화를 그리면서 소위 상페는 떴다. 아주 높이.
어찌보면 그 단순한 선과 귀여운 그림체, 풍부한 표정 등이 한 번만 스쳐봐도 뇌리에 새겨지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장 자크 상페는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에는 불행했지만 그가 좋아하는 재즈 연주자의 그림을 그리며 음악과 그림에 대한 열정을 담았다. 첫 작품을 발표하자마자 이미 프랑스에서 데생의 일인자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그의 작품 활동은 꾸준히 계속되어 30여 권이 넘는 작품집을 냈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오랫동안 지구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올해 떠났다.
속 깊은 이성친구
그의 책을 20권 정도는 읽은 것 같다. 그 중 파리 스케치, 뉴욕 스케치 등 정말 화보 같은 책들을 지니고 있었는데 어찌어찌 내 손에 남은 것은 7권 정도밖에 없다. 처음에 상페는 삽화를 그렸지만 나중에는 글과 그림을 같이 쓰고 책으로 냈다.
난 그의 어린이 그림도 좋아하지만 어른을 그린 그림도 좋아한다. 똑같이 가느다란 연필선처럼 그려졌지만 왠지 희노애락이 느껴진다. 내가 그의 책 중에 좋아하는 책을 꼽아보자면 <얼굴 빨개지는 아이>, 그리고 <속 깊은 이성친구>가 있다. 물론 그 외 모든 글과 그림을 좋아하지만. <좀머 씨 이야기>에 실린 그림도 좋다.
장 자크 상페는 이름도 귀엽다. 상페라는 이름이 너무 귀엽다(고 말해도 될까). 불어로 쓴 글씨체도 너무 느낌 있다.
상페가 지은 책을 읽고보면 하나같이 재미있다. 그의 그림처럼 간결하고 유머스러운데 감동이 있다.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어떻게 저렇게 대충 그린것 같은데 사랑스러울 수 있지? 상페는 정말 대단하고 멋진 분이다. 동화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느 날 문구점에서 상페와 비슷한 그림체를 본 적이 있다. 비슷한데 상페의 그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그의 그림체와 비슷한 수첩도 본 것 같고 필통도 본 것 같다. 그렇지만 그의 그림은 아니었다.
그림 하나로 너무나도 많은 말을 전하는 장자크 상페. 그의 별세 소식에 하루가 먹먹했다. 주섬주섬 책장에 꽂혀있는 그의 책들을 어루만졌다. 다행히 집에 몇 권 남아있다. 하늘에서도 평안하시기를.
'달콤북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킨포크 트래블, 가을이 오는 (0) | 2022.08.31 |
---|---|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박성현 지음) 책 리뷰 (4) | 2022.08.20 |
갤럽 강점검사(ft.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및 비용 (0) | 2022.06.26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재미와 의미가 있는 책 추천 (0) | 2022.06.11 |
어린 왕자 명대사, 읽을수록 다가오는 보석 같은 문장(길들이기) (2) | 2022.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