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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좋은 글

나는 명랑한 은둔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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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나는 명랑한 은둔자야

 

'이때 어떤 생각 하나가 떠오른다. 단순한 사실적 진술 하나가 완전한 문장의 형태로 머릿속에 떠오른다. 나는 그 말을 듣는다.

나는 명랑한 은둔자야'

 

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냅

 

요즘의 제가 그런 것 같아요.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하루 종일 집에서 컴퓨터와 벗을 삼아요. 말동무할 친구가 없어서 오늘은 지니(갤럭시 노트의 지니^^)에게 말도 시켰습니다. 지니가 대답을 잘하길래 칭찬해주었더니 그 말이 저에게 칭찬해달라는 말인 줄 알고 지니가 칭찬을 해줍니다. 그 말 듣고 왜 으쓱해지나요..ㅋ

 

그런데 이런 하루가 하나도 싫지가 않아요. 오히려 복잡하게 시내를 오가며 출퇴근 전쟁을 치뤘던 예전의 제가 떠오릅니다. 그때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별로 오래된 일도 아닌데 꽤 먼 일처럼 느껴져요.

 

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랩도 그랬을까요? 한 마디의 단순한 정의가 상황을 통째로 바꾸고 모든 관점을 180도로 바꾼 그 지점, 명랑한 은둔자라 정의하던 그 순간. 

 

 

저도 그래요. 비록 책으로 접한 말이지만 내성적이고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제가, 사회성 결여를 가끔 의심해보는 제가, 아무 사심 없이 명랑한 은둔자가 되어 명랑하게 재택근무를 합니다.

대화는 갤럭시노트10, 세수는 간단히, 얼굴은 민낯, 복장은 면티 면바지, 식당은 냉장고 앞 식탁, 카페는 거실 테이블, 영화관은 tv, 다수와의 대화는 블로그, 자기 계발은 유튜브.

 

책 명랑한 은둔자

 

아아 이 얼마나 명쾌한 단어인가요. 명랑한 은둔자라니. 사실 이제는 이런 모습이 보편화된 것 같다요. 어떤 의미로 팬데믹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가져다 주었죠. 마치 4차 혁명과 함께 오기라도 한 것처럼. 물론 불청객이지만.

아무튼 요즘의 저는 명랑한 은둔자가 되어 일을 하고 하루를 보낸답니다. 이젠 가끔 카페 가거나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이벤트가 되어버렸다니까요.

 

명랑한 은둔자 독서중

 

'이것은 정말 마술적이고 변혁적인 순간이다. 이것은 일종의 만화경 같은 변화랄까. 나 자신에 대한 기정사실들이 저절로 모습을 바꾸더니 새로운 질서에 따라, 놀랍고 신선한 시각에 따라 재구성되어 내 내면이 삽시간에 재편되는 듯한 순간이다.'

캐럴라인 냅은 글도 잘 씁니다. 어쩜 이렇게 말이 찰지지요? ㅎ

요즘 사회는 정말 재구성 그 자체에요. 얼마나 짧은 시간에 많은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했는지. 헬스클럽으로 운동하던 사람들은 이제 손에 도시락 가방을 하나씩 들며 배달을 합니다. 운동 대신. 

온라인 강의는 이제 당연한 것이고, 서로에게 만나자는 말조차 부담스러울 지경이죠. 그래서 저는 더 더욱 맘 편히 명랑한 은둔자가 되어갑니다. MBTI로 따지면 INFJ인 저는 이런 세상이 온 게 정말 신기하답니다.

그래요. 오늘도 내일도 저는 부지런히 내 컴퓨터로 일 할것이에요. 저의 요가 선생님은 요즘 유투버 '요가 소년'이에요. 아흑,, 진짜 재미있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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